여성들의 경우에 보통 양 볼이 발그레한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인식되며, 화장을 할 때도 볼 터치로 붉은 계열의 색감을 일부러 주기도 한다.
또한 남성들의 경우에는 얼굴에 혈색이 왕성하면 건강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진료를 하다가 보면, 얼굴의 붉은 기운 즉 안면홍조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 치료법을 문의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신체 활동을 하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감정 변화가 심할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외부의 자극이나 감정 상태와 관계없이, 혹은 아주 미미한 자극에도 얼굴에 갑작스러운 열감이 느껴지면서,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 심하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화끈거림까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안면홍조는 본인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대인 관계에서 자신감을 저하시키거나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안면홍조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폐경기 여성의 호르몬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폐경기 여성에서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되면서 60% 정도에서 안면홍조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흔한 원인으로 감정의 변화에 의한 안면홍조가 있다. 긴장하거나 화가 나는 것과 같은 감정의 변화에 따라 얼굴의 혈관으로 혈액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얼굴이 붉어진다.
겨울이나 여름철과 같이 실내와 실외의 기온차가 큰 경우에도 안면홍조가 잘 일어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피부 쪽으로 혈액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붉게 변하게 된다.
한편, ‘주사비’ 흔히 딸기코라고 부르는 코 주변의 홍조도 있다. 피부 주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증식, 확장하여 붉게 보이는 질환으로, 코 주변뿐만 아니라 이마, 볼, 턱 주변에도 동일한 기전의 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약물에 의해서도 안면홍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일부 진통제, 위장약, 고혈압 약, 협심증 약, 발기부전 치료제 등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신경계통 질환, 부신 종양 등의 질병에 의해서도 안면홍조가 나타날 수 있다.
안면홍조는 초기에는 간헐적으로 약하게 나타나다가, 증상이 진행되면서 홍조의 정도가 심해지고, 지속 시간도 길어진다. 장기간 동안 홍조가 지속되면 얼굴의 모세혈관이 늘어나 원 상태로의 회복이 어려운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생활 습관의 교정은 안면홍조의 치료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다. 안면홍조가 심하지 않다면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심한 사람들은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하고 의학적인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일단은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는 맵거나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은 피부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고, 알코올이 신체에서 대사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안면홍조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면 안면홍조가 악화될 수 있어, 사우나와 찜질방은 피하고 특히 겨울철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서 찬바람에 얼굴이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잠시 동안은 얼굴이 벌겋게 되면서 홍조가 생기기도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은 오히려 안면홍조의 정도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온도 변화가 급격하면 안면홍조에 좋지 않기 때문에, 운동 후에는 너무 뜨겁거나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씻는 것이 좋다.
얼굴을 씻을 때는 강한 자극을 주며 문지르지 말고 부드럽게 닦아내도록 하며, 각질 제거용 스크럽같이 자극을 많이 주는 제품은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두한족열’, ‘수승화강’이라 하여, 몸 위쪽의 머리는 차고 아래의 발은 따뜻하게 해야 상하의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지며 건강하다고 보는데, 안면홍조는 크게 보면 한열의 부조화로 인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때는 오장육부 기능상의 문제가 있거나 원활한 순환을 방해하는 요소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의 체질과 증상 그리고 진찰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침 치료 및 한약 복용을 통해 안면홍조를 치료하게 되며, 많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한의학적 치료의 유효성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 시즌이다. 외출 시 모자를 쓰고 자외선 차단 크림을 잘 바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올바른 생활 관리로 ‘볼 빨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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